[중앙일보] 치료 받아도 다리 저릿, 엉덩이 뻐근... 척추 아닌 고관절 이상 의심을
격한 운동, 비만 때 발병 위험 커
고관절은 엉덩이와 허벅지가 만나는 부위에 있다. 글러브(엉덩이뼈)가 동그란 공(허벅지뼈)을 감싼 형태로,
수많은 근육과 인대가 연결돼 안정성을 유지해 준다. 안 원장은 “고관절은 체중을 지탱하고, 가동 범위가
넓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관절”이라고 설명했다.
기능이 많은 만큼 다치기도 쉽다. 골반 쪽을 만지면 바깥쪽으로 튀어나온 뼈(대전자)가 있는데, 이곳의 연부
조직(인대·힘줄·점액낭)이 마찰과 충격을 받아 쉽게 다친다. 안 원장은 “달리기나 조기축구, 등산 등 활동
적인 운동을 즐기거나 비만인 경우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관절 질환 중 대표적인 것이 대전자 점액낭염이다. 고관절의 뼈와 힘줄 사이에는 마찰을 줄이는 물주머니
(점액낭)가 있는데, 이곳에 염증이 생기는 병이다. 주로 엉덩이 바깥쪽에 통증이 있고, 걸을 때는 힘줄이 마찰
하면서 뻐근하고 걸리는 느낌이 난다.
중둔근건염도 있다. 엉덩이 위쪽 근육인 중둔근도 움직임이 많아 염증이 쉽게 생긴다. 이런 중둔근건염은
자리에서 일어나거나 계단을 오를 때 특히 통증이 심해지는 특징이 있다.
문제는 이런 고관절 질환을 진단하기가 까다롭다는 점이다. 특히 통증 양상이 허리 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
등 척추질환과 비슷해 혼동하는 경우가 흔하다. 안 원장은 “신경은 척추를 타고 엉덩이를 거쳐 다리 쪽으로
향하는데, 이 때문에 고관절 쪽이 다치면 엉덩이부터 종아리, 발목까지 통증을 느낀다”며 “척추 질환을
봐달라며 병원을 찾는 환자 10명 중 1명은 실제 척추가 아닌 고관절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