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엄지발가락 휜 무지외반증, 포기하고 방치했다간

[헤럴드경제 시티팀 = 김연아 기자]

주부 김 모 씨(55·서울)는 양쪽 엄지발가락이 바깥쪽으로 심하게 휘어져 있어 발 모양에 대한 콤플렉스가 심했다. 어지간한 신발은 맞지도 않아서 예쁜 신발이나 힐 종류는 아예 신지도 못한다. 처음에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방치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엄지발가락이 둘째 발가락과 엇갈릴 정도로 심하게 휘어지기 시작했고, 통증도 심해 걷기는 물론이고 신발을 신는 것도 힘들어질 지경에 이르러서야 병원을 찾았다.

결국 김 씨는 엄지발가락 관절이 변형된 ’무지외반증‘으로 진단을 받았고, 발 모양을 교정하는 것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듣게 됐다. 이후 무지외반증 교정술 후 통증이 없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발모양도 곧게 교정됐다.

무지외반증 방치하면 관절 척추 질환 생겨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둘째 발가락 쪽으로 휘고, 엄지발가락 관절이 돌출되는 족부 질환이다. 증상이 많이 진행된 환자의 경우 엄지발가락이 둘째 발가락과 엇갈리는 심각한 변형을 보이기도 한다.

발병원인은 선천적 요인으로 평발과 넓적한 발, 과도하게 유연한 발 등에서 자주 발생하며, 혹은 하이힐 등의 신발 코가 좁고 굽이 높은 신발을 자주 착용하는 것이나 외상 등의 후천적 요인으로 인해 생기는 경우도 많다.

흔한 증상은 엄지발가락 관절 안쪽의 돌출부위의 통증이다. 또 외관상 좋지 않을 뿐 아니라 치료를 미루면 발가락의 변형과 통증이 점점 심해지게 되어 적잖은 문제가 발생한다. 그럼에도 일부 무지외반증 환자들 중에서는 치료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여기고 지내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당부된다.

바른본병원 안형권 원장은 “통증이 심화되면 걸음걸이에도 문제를 일으켜 무릎, 엉덩이, 허리에도 통증이 생길 수 있다. 무지외반증은 방치하기보다 조기에 근본적으로 교정하려는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에 따르면 정도가 심하지 않을 때는 보조기 등의 비수술적 방법을 고려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엄지발가락이 25도 이상 휘어진 심한 경우라면 교정 수술로 근본적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

수술 방법도 예전에는 발가락 옆의 튀어나온 뼈만 잘라냈었으나 요즘에는 그와 함께 변형된 뼈를 교정하여 제자리로 돌려놓는 방식으로 진행되어 보다 간단히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안정성 높이고 회복은 빠르게, 스카프 절골술
무지외반증을 교정하는 치료방법은 스카프 절골술이 효과적이다. 기존에는 보통 갈매기형 절골술(chevron osteotomy)을 진행해 왔으나, 이는 수술이 간편한 대신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떨어지고 회복 기간이 길다는 단점이 있었다. 또 수술 후 재활기간에는 발에 체중을 싣지 않아야 하고, 재발 가능성도 높은 편이다.

그러나 스카프 절골술(scarf osteotomy)은 V자가 아닌 Z자로 뼈를 절골하기 때문에 절골 면이 넓어 안정성이 높고, 재발의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 보다 안정성 높은 수술법으로 추천된다. 마취 또한 기존의 척추마취 대신 부분마취로 치료가 가능해 통증 차단 효과가 높으며, 수술 다음날에 곧바로 보행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이 빨라 양쪽 발을 한꺼번에 치료할 수 있다.

안형권 원장은 “과거와 달리 스카프절골술을 통해 무지외반증 치료의 만족도가 높아졌고, 보다 간단히 더 예쁘고 건강한 발을 가질 수 있게 됐다”며, “다만, 이 수술은 난이도가 높고 수술 기법이 까다롭기 때문에 반드시 족부의 해부학에 정통하고 관련 수술 경험이 많은 숙련된 전문의에게서 치료 받아야 한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